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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맞는 문장들 철봉에 오래 매달리는 일은 이제 자랑이 되지 않는다. 눈이 작은 일도, 눈물이 많은 일도 자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작은 눈에서 그 많은 눈물을 흘렸던 당신의 슬픔은 아직 자랑이 될 수 있다. 박준 -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 중에서 조심스럽게 누군가와 가까워지다가, 저 마음 한구석에 조심스럽게 눌러둔 슬픔이 비집고 나와 서둘러 말을 주워 담고 어색하게 웃어 보인 적이 있다. 모두가 화사한 봄 햇살 아래 혼자만 두꺼운 무채색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돌고 있는 운동장에서 혼자만 반대방향으로 걷고 있는 사람처럼. 만약에 슬픔도 자랑이 될 수 있다면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 긴 시간을 통과하며 쌓인 각자의 이야기가 조금은 덜 외로울 수 있을까? 4월 2일 금요일. 당신의 슬픔에..
책장# 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업무 스트레스와 반복되는 생활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출구여서 여행만을 기다리면서 살았는데, 이제는 밖에 나가는 것도 조심스럽게 돼버렸다. 다시 자유롭게 다닐 날이 언제가 될지 모른다. 우리들의 여행은 얼마나 소중했던가. 언어도 안 되는 낯선 곳에 갈 계획을 짤 때의 두근거림, 비행기 이륙할 때의 간질간질함과 착륙할 때의 두려움.. 마음먹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은 쉽게 누릴 수 있었던 게 아니었다. 코로나가 이렇게까지 장기화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특별하게 여행하던 그때로 돌아가게 해 주었다. 가고 싶거나 가보았던 곳들에서 있었던 일들을 편지로 읽으니 답답했던 기분이 살짝 뚫리면서, 코로나는 이제 끝이 났고 우리는 다..
골목을 여행하며 이사온지가 벌써 6년이나 됐는데, 아직 이 동네에 벚꽃 스팟이 있다는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좋은 점을 모르며 살아왔다는 걸 알았다.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생각해보았다. 일어나자마자 출근 준비를 했고, 하루 8시간 이상은 회사에 있었고, 퇴근하고 돌아오면 동네는 이미 거의 10~11시였다. 매일을 그런 루틴으로 살았다. 저녁 약속도 동네에서 있던 적은 거의 없었고, 이 동네에서는 집과 지하철 역 말고는 돌아다녀보지 않았던 것이다. 왜 그랬을까? 이곳에서 사는 하루하루도 소중하다는 걸 이제야 깨닫고, 틈나는 대로 카메라를 챙겨 들고 나가서 사진을 찍었다. 우리 동네에는 어르신들이 아주 많다. 많은 곳을 이사다녀봤지만 이 동네만큼 어르신이 많은 동네를 보진 못 했다. 동네 또한 어르신들의 생활에 맞춰진 구수..
벚꽃의 추억 이것은 무려 2019년 봄이다. 그때만 해도 마스크는 미세먼지 있을 때만 쓰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씁쓸하게 추억하는 사진들이 갑자기 생각나서 올려 본다. 올해의 벚꽃은 어떤 모습으로 보게 될까.
소확행은 계속 된다 2019년 소확행의 첫번째 기록을 시작으로, 사진과 글을 같이 써 보기로 한다. 이 글은 계속해서 업데이트쓰. 흙길 양 옆으로 나 있는 들판 들판 사이로 걷기 시원한 바람 맞으면서 아무 생각 하지 않기 겨울 나무 한 그루가 우두커니 서 있는 눈밭 쌓인 눈의 눈부심 반짝반짝 빛나는 눈 눈밭에 발자국 처음 내 보기 아빠랑 밤나무 아래서 돗자리를 깔고 별자리를 배웠던 기억 새로운 음악을 찾아보는 것 시간이 많은 것 책이 술술 읽혀서 금방 다 읽어버리는 것 걷는 것 7018 버스타면서 옆을 보았더니 강 위에 마을이 있던 것 필름카메라 셔터 소리 뒷집 할아버지 댁에서 소 여물 주던 기억 화동리 아스팔트 길을 맨발로 걷던 기억 햇살이 들어오는 집 인생 책을 만나서 우는 것 울고 나서 속이 뻥 뚫리는 것 자전거 타고..
나는 집을 짓는 꿈을 꾼다 내 꿈 중에 하나는 집을 지어서 사는 것이다. 소확행을 위해서 계속 꿈꿔온 집의 모습들을 하나씩 적어보고, 생각날 때마다 추가해봐야겠다. 몹시 심플한 화이트 벽과 몹시 나무나무한 바닥 인테리어. 바닥은 진한 마루여야 한다. 창이 많아야지. 층고가 높고, 큰 창으로 햇빛이 완전 들어왔으면. 나무 계단과 다락이 있는 곳 계단 옆 또는 벽면 전체에 책장이 있는 곳. 어디서든 책 읽고 멍때리기 좋아야 해 모든 방에는 창가에 평상이 필요하다. 창가에 넓은 나무 창틀이 있어서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대청마루가 있으면 좋겠다. 앉아서 커피 마시고 햇볕 쐬고. 벽돌 + 나무벽이 조화로운 집 난로를 놓을 수 있는 에폭시 바닥이 있는 공간 : 에폭시는 깨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다른 재질로 바꿔야 한다고 한..
책장# 소비수업 독서모임의 첫번째 주제는 ‘소비’였는데, 후보 책들 중에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인문학이라는 점, 그리고 좋아하는 코발트 블루의 표지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돈으로 상품을 사는 것 뿐 아니라 문화, 시간, 소비하는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어서 새롭게 개념정리를 해볼 수 있었다. 특히 여러 형태의 소비를 통해서 정체성이 만들어지고 아, 이거 하면 ᄌ..
책장# 공부란 무엇인가 2021년 첫 책은 이걸로. 집약적으로 공부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인풋과 아웃풋이 확실한 공부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 쾌감을 느끼는 순간에는 시간을 참으로 알차게 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삶을 허투루 보내지 않는 방법 중에 하나이고, 굳이 '공부'라고 표현하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게 공부였구나 한다. 자발적이냐, 의무적이냐에 따라서 과정도 결과도 다르다. 공부를 하는 순간순간의 즐거움과 성취감, 그 결과 내가 만들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만족감이 삶의 낙으로 크게 자리 잡고 있다. 나에게 있어 공부란 어떤 의미인지 되짚어보고 싶었고, 공부라는 단어와 함께 새해를 시작하고 싶었다. [사유와 성찰]“추석이란 무엇인가” 되물어라 밥을 먹다가 주변 사람을 긴장시키고 싶은가. 그렇다면 음..
2020년을 돌아보며 온라인 강의 편집 마무리 단계에 있다.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오늘만은 잠시 내려놓고 연말을 정리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가 가기 전에 돌아볼 시간은 가져야 하니까. 올해는 참, 어떤 해로 기억할지. 그냥 신기하기만 하다. 상상도 못 한 일들이 가득한, 무언가 한 게 없지만 한편으로는 한 게 많은, 그래서 몇 없는 추억들을 더 기록하고 더 기억하고 싶은 해. 2020 나의 이슈들 다시 직장인이 되었다(3월) 정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계속해서 펼쳐졌다. 그중에 가장 컸고 가장 새로웠던 일은 올해 3월에 일어났다. 나는 다시 직장인이 되었다. 조직의 소속이 되었을 때, 그 소속된 조직이 잘 되기 위한 노력을 해도 인정받지 못하거나, 더 이상 재미와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었을 때 퇴사를 결정해왔..
다시 글 쓰기 주저리주저리 오랜만에 글을 쓴다. 중간중간 쓰다 만 비공개 포스트도 많이 쌓였고, 어째 완성하지 못하는 것들 투성이다. 가만히 내년에 하고싶은 일을 생각해보았다. 온통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이었는데, 한편으로는 소모적인 것들로 스트레스를 받는 지금의 이 삶이 옳은 것인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인생 1순위는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지금 하는 일이 절대로 1순위가 아니란 것은 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8시간, 아니 12시간 이상을 그 일들로 보내기 일쑤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점쟁이처럼 예측해야 하는 날이 많다. 일정의 압박은 굳이 받지 않아도 되는 것인데, 뒤에서 쫓아오고 채찍질을 당하는 건 마치 숟가락 살인마가 떠오를 정도다. 자꾸만 올드함과 수직문화에 동화되는 느낌도 정말 싫다. 인..
간편도서대출서비스 고맙게 시작 내가 간편 도서대출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은 이유는 도서관의 수는 1000개가 넘는데 시, 구의 도서관 회원증이 연동되지 않아서 지역 간 도서관이 단절되어 있는 것 같아서 모든 지역의 도서관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보고 싶은 것이다. 도서관 방문자수가 점차 감소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그냥 내가 도서관을 잘 가지 않게 되는 이유(회원 인증, 위생 문제, 귀찮음, 책 사는 게 좋아서, 서점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등)와 비슷한지, 도서관에 가고 싶게 만들려면 무슨 문제를 해결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것이다. 이걸 만들어서 내가 도서관에 잘 가게 된다면 그게 제일 땡큐일듯. 시작부터 끝까지 해본다는 게 무척 설레지만 한편으로는 겁도 난다. 어쨌든 조사해야할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고, 오늘 처..
연남동 Rollei35 연남동 엘리카메라에서 필름카메라를 체험해보았다. 체험 모델은 롤라이 35였는데, 목측식 카메라의 매력에 푹 빠졌다. 노출계를 보고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를 맞추는 것도 물론 즐거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