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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을 돌아보며 온라인 강의 편집 마무리 단계에 있다.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오늘만은 잠시 내려놓고 연말을 정리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가 가기 전에 돌아볼 시간은 가져야 하니까. 올해는 참, 어떤 해로 기억할지. 그냥 신기하기만 하다. 상상도 못 한 일들이 가득한, 무언가 한 게 없지만 한편으로는 한 게 많은, 그래서 몇 없는 추억들을 더 기록하고 더 기억하고 싶은 해. 2020 나의 이슈들 다시 직장인이 되었다(3월) 정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계속해서 펼쳐졌다. 그중에 가장 컸고 가장 새로웠던 일은 올해 3월에 일어났다. 나는 다시 직장인이 되었다. 조직의 소속이 되었을 때, 그 소속된 조직이 잘 되기 위한 노력을 해도 인정받지 못하거나, 더 이상 재미와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었을 때 퇴사를 결정해왔..
다시 글 쓰기 주저리주저리 오랜만에 글을 쓴다. 중간중간 쓰다 만 비공개 포스트도 많이 쌓였고, 어째 완성하지 못하는 것들 투성이다. 가만히 내년에 하고싶은 일을 생각해보았다. 온통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이었는데, 한편으로는 소모적인 것들로 스트레스를 받는 지금의 이 삶이 옳은 것인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인생 1순위는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지금 하는 일이 절대로 1순위가 아니란 것은 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8시간, 아니 12시간 이상을 그 일들로 보내기 일쑤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점쟁이처럼 예측해야 하는 날이 많다. 일정의 압박은 굳이 받지 않아도 되는 것인데, 뒤에서 쫓아오고 채찍질을 당하는 건 마치 숟가락 살인마가 떠오를 정도다. 자꾸만 올드함과 수직문화에 동화되는 느낌도 정말 싫다. 인..
간편도서대출서비스 고맙게 시작 내가 간편 도서대출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은 이유는 도서관의 수는 1000개가 넘는데 시, 구의 도서관 회원증이 연동되지 않아서 지역 간 도서관이 단절되어 있는 것 같아서 모든 지역의 도서관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보고 싶은 것이다. 도서관 방문자수가 점차 감소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그냥 내가 도서관을 잘 가지 않게 되는 이유(회원 인증, 위생 문제, 귀찮음, 책 사는 게 좋아서, 서점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등)와 비슷한지, 도서관에 가고 싶게 만들려면 무슨 문제를 해결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것이다. 이걸 만들어서 내가 도서관에 잘 가게 된다면 그게 제일 땡큐일듯. 시작부터 끝까지 해본다는 게 무척 설레지만 한편으로는 겁도 난다. 어쨌든 조사해야할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고, 오늘 처..
연남동 Rollei35 연남동 엘리카메라에서 필름카메라를 체험해보았다. 체험 모델은 롤라이 35였는데, 목측식 카메라의 매력에 푹 빠졌다. 노출계를 보고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를 맞추는 것도 물론 즐거웠음.
책장# 파씨의 입문 여기 수록된 총 아홉 편의 소설들은 매우 묘했다. 영혼이나 죽음, 다른 세상에 대한 이야기였다. 누군가는 지금 내 옆에서 나를 부르고 있을 지 모른다. 누군가는 내 옆에 서 있고 싶은데 서 있지 못 하고 다른 어딘가로 떨어지고 있을지 모른다. 자꾸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 나는 낙하하다 에서 가장 묘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디인지 모를 공간을 계속해서 떨어지고 떨어지고 떨어지고, 하도 느끼고 하다 보니 토할 것 같았다. 발을 디디고 서 있을 수 있는 것과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것과 어떤 일들에 부딪쳐볼 수 있는 것과 살아있다는 것에 사뭇 고마웠다. 꿈이나 죽음 이후에 내가 무서워하는 것을 계속해서 느끼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이면 어쩌나 두려워지기도 했다. 그래서 눈을 뜨고 살 수 있을..
책장#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뇌가 멈춘 날, 그녀는 생각했다."오 이거 뇌졸중인가? 멋진데???" 이론과 실습으로만 공부할 일을 직접 겪었다는 것에 대해 정말 기뻐하는 행운의 뇌과학자. 몸이 움직이지 않고,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하고, 말을 하지 못 하고, 정신을 잃고. 이런 과정에서도 저자는 뇌가 어떤 상태인지를 뇌과학자답게 자세히 분석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이 든단 말인가. 이건 무슨 느낌인지 정말 모르겠다. 단순하게 직업병이라 생각할 수도 없고, 책임감과 사명감인 건가. 아니면 정말 일을 사랑하는 건가. 나라면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하루아침에 걷지 못하고 말을 잃는 건 정말 무서운 상황 아닌가. 쉽게 겪지 못할 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일 것이다. 뇌졸중이 아니라면 말이다. 난 그저 무섭지만, 저자는 그렇지..
하던대로 쭈욱 가자 독립출판 특강을 듣고 집에 가는 길에 끄적인다. 독립출판계의 떠오르는 샛별이 ‘김봉철’ 작가라고 한다. 블로그에 10년 간 써 온 글들을 모아 책을 출판했다 해서, 갑자기 내 블로그를 보게 되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한때 니들펠트로 하루 방문자 만 명을 넘게 찍은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왜 티스토리를 하고 있지? 생각해보니, 전문성 있는 글(개발이나 디자인)을 쓰겠다고 해 놓고 블로그를 옮겼던 것 같다. 물론 지금은 전문적인 글보다는 하루하루 있었던 일을 쓰고 있고. 전문적인 글을 써도 나만 본다. 근데 티스토리는 뭔가 검색 결과에 잘 나오지 않는 건지, 조회수는 많이 나오지 않는다. 뭐 사실 전문적인 글이랄 것도 없다. 그러면 지금 내가 원하는 게 뭘까? 글을 쓰는 것? 방문자 수를 늘리는 것? 이제와..
우리의 만춘을 들으며 음악으로 남아있는 서점.한 달 살기로 한동리에 머물면서 제주에 있는 독립서점들을 많이 돌아보았다. 걸어 다니거나 버스로 이동 가능한 곳들을 주로 찾아다녔다. 그중에 음악으로 기억이 남아 있는 곳이 있다.만춘서점. 201번 버스를 타고 함덕리 4구 정류장에서 내린다. 함덕리 교차로를 향해 걷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아이보리색 건물이 보인다. 간판이 크지 않아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서점인지 카페인지 모를 깔끔한 건물이다. 쉽게 갈 수 있는데, 한 번은 어쩔 수 없이 지나쳤었다. 제주는 체감상 해 지는 속도가 매우 빨랐고 저녁이 되면 한동리는 눈 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캄캄하기 때문에 6시 전까지는 숙소로 돌아가야 했다. 그래서 적당히 이른 시간에 다시 그곳을 찾아갔다. 오 여기 천국이야 뭐야문을 열고..
나 뭐야 달라졌어 리액트 공부를 하다가, 타입스크립트를 마구 찾아보다가, 나는 아주 바쁘면서도 바쁘지 않아서 행복했다. 그러다 갑자기 혼란스러워졌다. 머릿속에서 공부를 밀어내는 이 생각이 스멀스멀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 이거 말고도 할 게 많은데, 포폴도 해야 하고." 코드 따라쳐보기를 멈추고 노트를 펼쳤다. 지금 해야 하는 일의 우선순위를 적어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되게 변했다는 걸 느꼈다. 예전같았으면 해야 하는 모든 일을 적고 있을 텐데, 포폴, 개발 공부 두 개만 적고 나머지는 버렸다. 내가 이게 가능했다니, 이게 나에게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보았다. 휴식의 긍정적 효과인가, 리프레쉬가 확실히 된 것인가. 두 가지만 적을 수 있다는 것은 지금 머릿속이 상당히 정리되어 있다는 이야기이자, 나에게 명확한 목표가..
안녕! 고마웠던 2019년. 매년 하는 소리가 그렇다. 아 올해는 정말 별의별 일이 다 있었어. 그런데 올해는 유독 그랬던 것 같다.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머리도 복잡했다. 기록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매년 계획을 세웠고 지키려고 했었는데 올해는 무슨 계획을 세웠는지도 잊어버릴 정도다. 너무 정신이 없어서인가? 아니면 기억력 감퇴? 그래서 결산을 해 보았다. 생각이 잘 나지 않아서 미디엄, 페이스북, 블로그 포스팅을 뒤져보고 정리해 보았다. 올해의 다짐 : 인생을 즐겁게 만들자 다이어리를 찾아보고 내가 올해 초 했던 다짐을 알게 됐다. 만물 개비어아의 반신이성 낙막대언 : 만물의 이치가 모두 나에게 갖추어져 있으니, 나를 돌아보고 지금 하는 일에 성의를 다한다면 그 즐거움이 더없이 클 것이다. 인생책 여덟단어에서 소개된 말을 손..
나를 잃어버렸던 신주 가스렌지 소리, 무언가를 써는 소리, 쌀을 씻는 소리. 신주는 자기가 아침의 이 소리를 싫어한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상상을 한다. 59세 아주머니를 시어머니로, 그리고 같이 들리는 목소리는 형님으로. 두 분은 먼저 일어났다. 신주는 쫓아나가서 어제 다 못 한 제사 음식을 해야 하는 둘째 며느리다. 얼른 저 문을 열고 나가서 상을 차려야 한다. 음식 맛을 봐야 한다고 이 텁텁한 입 안을 양치도 하지 말고 그대로 둬야 한다. 그리고 다른 방에선 코고는 소리가 들린다. 진저리 나는 명절을 열두 번 보낸 후, 그녀는 소리 만으로도 몸서리쳤다. 쉐어하우스 2번 방. 신주는 방에 꼼짝 않고 누워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아예 일찍 집을 나섰어야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다. 며칠 전 저 나이드신 분의 사정을 듣고 약간의..
패스트캠퍼스 개발협업지식 강의 제주도 한 달 살기를 위해 항공권과 숙소 예약을 마치고 일을 하던 중에 메일 한 통을 받았다. 패캠에서 온 강의 요청 메일이었다. 메일 확인을 하고 처음 드는 생각은 1. 실화냐 2. 쉬고 싶었는데 내 제주 어뜩? 이었다. 퇴사 후 한 번도 제대로 쉬어보지 못 한 채 정신없이 4개월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기 때문이다. 사실 뭔가 이렇게 계속해서 하게 될 줄도 몰랐고. 기회가 또 왔다. 그러나 이것은 또 한번의 기회고, 지난 강의 평이 나쁘지 않았다는 의미라 생각했다. 기쁜 마음이 더 커졌다. 지난 10월에 만난 수강생들 중 몇몇 분과는 지금도 연을 이어가고 있는데, 강의를 열심히 해 주셨다고 매니저님께 추천까지 받은 것이다. 날마다 늘어가는 보물들. 아주아주 짧게 고민하고, 바로 수락 메일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