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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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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파씨의 입문 여기 수록된 총 아홉 편의 소설들은 매우 묘했다. 영혼이나 죽음, 다른 세상에 대한 이야기였다. 누군가는 지금 내 옆에서 나를 부르고 있을 지 모른다. 누군가는 내 옆에 서 있고 싶은데 서 있지 못 하고 다른 어딘가로 떨어지고 있을지 모른다. 자꾸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 나는 낙하하다 에서 가장 묘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디인지 모를 공간을 계속해서 떨어지고 떨어지고 떨어지고, 하도 느끼고 하다 보니 토할 것 같았다. 발을 디디고 서 있을 수 있는 것과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것과 어떤 일들에 부딪쳐볼 수 있는 것과 살아있다는 것에 사뭇 고마웠다. 꿈이나 죽음 이후에 내가 무서워하는 것을 계속해서 느끼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이면 어쩌나 두려워지기도 했다. 그래서 눈을 뜨고 살 수 있을..
책장#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뇌가 멈춘 날, 그녀는 생각했다."오 이거 뇌졸중인가? 멋진데???" 이론과 실습으로만 공부할 일을 직접 겪었다는 것에 대해 정말 기뻐하는 행운의 뇌과학자. 몸이 움직이지 않고,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하고, 말을 하지 못 하고, 정신을 잃고. 이런 과정에서도 저자는 뇌가 어떤 상태인지를 뇌과학자답게 자세히 분석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이 든단 말인가. 이건 무슨 느낌인지 정말 모르겠다. 단순하게 직업병이라 생각할 수도 없고, 책임감과 사명감인 건가. 아니면 정말 일을 사랑하는 건가. 나라면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하루아침에 걷지 못하고 말을 잃는 건 정말 무서운 상황 아닌가. 쉽게 겪지 못할 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일 것이다. 뇌졸중이 아니라면 말이다. 난 그저 무섭지만, 저자는 그렇지..
책장# 훈의 시대 학교의 훈 훈의시대의 훈은 인간을 규제하는 언어를 말한다. 지금까지 교훈에 대해 깊게 생각하거나 따져 보려 한 적이 없다. 학교를 졸업하면 자연스럽게 잊어버리는 것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데 작가는 훈을 주제로 삼고 전국 학교의 훈을 모았다. 거기에는 일정한 규칙과 흐름이 있었고 그 흐름은 충격이었다. 교훈은 모르는 사이에 남녀 역할을 구분하며 고정관념을 심어 오고 있었다. 우리 학교의 훈을 다시 찾아보았다. 중학교 : 참되고 슬기롭고 아름다워라 고등학교 : 정직 창의 협동 나는 여중, 여고를 다녔다. ‘성실 순결 봉사’라든지 ‘참되고 어진 어머니’, ‘슬기롭고 알뜰한 참여성’, 심지어 ‘고운 몸매’ 등이 교훈인 학교들도 있으니, 아름다워라 정도는 약과다. 찾는 김에 근처에 있던 남학교들도 찾아봤다. 중..
책장# 걷는 사람, 하정우 ​ 걷는 이유들. 몸이 가벼워진다. 잡생각이 사라지고 내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주변의 풍경이 보이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서 걸으려 하는 나는 얼마전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그는 다름아닌 하정우 배우다. 나는 하정우 배우에게서 추격자(2008개봉)의 모습을 떼어내기가 힘들었다. 추격자를 보고 몇 주 동안 잠을 잘 수 없었다. 살던 동네도 골목이 많아서 집에 가는 길이 너무 무서웠다. 그 후 영화를 몇 편 더 보아도 그 이미지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멋진하루」 에서도 4885가 전도연을 따라다니는 걸로 보일 정도였다. 그 무서운 이미지를 사라지게 한 건, 「더 테러 라이브」와 「터널」이었다. 모두 사회적 문제를 담고 있다는 점과 함께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던..
책장# 김영하 - 살인자의 기억법 이 책을 알게 된 건 영화 덕분이다. 나는 설경구를 좋아하지 않는다. 설현이 연기를 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원작 소설만 읽고, 영화는 보지 않기로 했다. 영화 예고편은 책을 다 읽고 난 후에야 한 번 보았는데, 지금 머릿속의 장면들을 영화로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은 싹 사라졌다. 책으로만 기억하고 싶어졌다. ebook기준 총 198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생각보다 엄청 짧은 소설이었다. 그런데 페이지 수 보다도 훨씬 빨리 읽었다.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김병수의 치매 증상이 얼만큼 심해지고 있는지 눈에 보였다. 글의 수가 점점 없어지는 부분은 좀 무서웠다. 치매가 점점 심해져서, 본인이 무슨 말을 했는지 조차 기억할 수 없는 상태인 것 같았다. 기억이 점점 사라지자 김병수는 모든 것을 기록하..
책장# 김민철 - 모든 요일의 기록 서점만 가면 매우 담백하고 심플하게 생긴 표지가 항상 눈에 띄었는데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했다. 책을 읽는 속도보다 책을 사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제 자제...그래서 조금 저렴한 ebook으로 샀다. 구매만 하는 습관은 ebook이라고 다를 게 없어서, 크레마 책장에도 완독 도서는 구매한 책의 겨우 10분의 1 정도이지만. 어릴 적 써 놓은 일기장처럼, 기록은 추억하기 더없이 좋은 수단이다.(그런데 나의 초등학생 시절 일기장은 어디에...) 사진, 책, 영화, 여행, 음악, 취미, 공부... 그리고 기록. 작가가 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것들을..난 모두 깨작깨작 하고 있다. 한 3년 전쯤부터 끄적이기 시작한 블로그가 지금은 아주 그럴싸한 추억 모음집이 되어 있다. 인스타든 카카오스토리든..
책장# 회사에서 티 나게 딴짓하기 나는 이 사람이 멋지다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지금 내 자리를 바라보고 있다. 난 어떻게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는지 파란만장했던 디자이너 인생과, 매일 왜 야근하는가, 누구를 위한 일인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본다. 작년 1월부터 8월까지 앱 개편 작업으로 내리 야근을 했다. 나는 GUI 커먼가이드라인 작업을 하며 팀 내부 인원 및 관련 부서와 커뮤니케이션 담당을 했다. 전체 플로우는 아무도 몰랐다. (정리된 문서 자체도 없었다) 담당 부서에 아무리 설명을 하고 요청을 해도 플로우가 왜 필요한지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협의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앱의 전체 화면을 일일이 캡쳐해서 분석하고 공통적으로 적용될 부분을 추려 내 디자인했다. 답답하기도 했고, 프로젝트를 완수하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책장# 이동은 - 환절기 만화책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데, 솔직해 보이는 삽화가 너무나 좋아서 읽어보기로 했다. 이건 ebook구매. 오 역시 크레마다. ebook으로 만화를 봐도 눈이 피로하지 않아!!!! 그림이 복잡한 만화는 이상하게 보기가 힘든데, 이 책의 그림들은 군더더기가 없고 깔끔해서 좋았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매우 현실적이다. 난 아직 겪어보지 않은 일들이지만 이해가 가는 여러 가지 사정을,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소소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갑작스러운 아들 수현과 친구 용준의 교통사고. 수현은 교통사고 후 깨어나지 못 하고 있다. 용준의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수현의 집에 머물렀었다. 수현의 엄마는 용준을 아들처럼 잘 대해주었는데, 아들의 교통사고 후... 엄마는 아들의 친한 친구인 줄로만 알았던 용준이가 아들의..
책장# 임태수 - 날마다 브랜드 브랜딩에 대해 고민할 일이 많은 요즘이다. 그래서 비슷한 일을 하는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나는 이 책의 제목과 출판사를 보고는, 찾고 있던 책일 거라고 생각했다. '날마다 브랜드' 라는 제목의 의미는 아마도 일상의 모든 것이 브랜딩과 연결되어있다는 뜻이겠지. 이런 분야로 업무 이외의 시간에 이야기를 하는 건 그리 자주 있는 일이 아닌데 왠지 모르게 수다를 떨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디자이너와 기획자는 서로 자신의 업무 영역에서 어느 정도는 경계를 풀고 열린 마인드로 의견을 나누고 협업해야 한다. 특히 디자이너는 기획 의도를 명확히 판단하여 서비스의 방향이 틀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굉장히 많은 대화가 필요한데, 그렇지 못 한 경우가 종..
책장# 한강 - 채식주의자 크레마로 읽는 첫번째 책!!!! 한강 소설 ⌈채식주의자⌋. '맨부커상 수상작'이라는 것까지만 알고 있었지만 크게 관심이 있진 않았다. 그저 크레마 단독 구매보다는 세트구매가 나름 이득이라 구매했으니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은 생각보다 빨리 읽힌다. 소설이 재미있어서인지 크레마 덕인지, 다른 책을 읽을 때보다 책장이 더 빨리 넘겨진다. 사실 채식주의자 라는 제목을 보고는 책 내용이 이렇게 어둡고 무거울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 했다. 게다가 책장을 넘기면서도 초반엔 왠지 공포감을 주는 장면들이 많았다. 어떤 꿈을 꾸고난 후 고기는 물론이고 고기로 맛을 낸 국물조차 먹지 못 하게 된 영혜의 이야기. 이런 영혜를 바라보는 세 명의 시선이 있다. 그 시선으로 이 작품이 세 개로 나눠지는데, 첫번째는 남편의 시..
책장# 신명호 - 조선왕조 스캔들 역사책 두 번째다! 책을 워낙 읽지 않았던 내가 역사 책을 벌써 두 번째 접하다니 신기할 뿐이다. 역사를 다룬 책을 처음 접하고 나서 그 뒤로 이야기를 이어서 읽을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하여 서평단을 신청했다. 바로 전에 읽은 책 ⌈얼굴,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다⌋는 초상화와 사진을 통하여 역사를 상상하며 증명하는 이야기였다면, ⌈조선왕조 스캔들⌋은 조선왕조에서 기록된 추악하고 비극적인 사건들을 통해 과거를 이해하고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역사책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이야.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다르구나. 초상화를 통해 보는 역사 이야기에 이어, 조선왕조 500년의 비극적인 사건들을 알게 되니 더욱 관심이 생겼다. 조선왕조의 역사 속에는 정말 기가 막힌 사건이 많았는데, 익숙한 인물과 사건들이 많이 ..
책장# 미하엘 빈터호프 - 미성숙한 사람들의 사회 현실도피자, 무사안일주의 은둔자, 영원한 어른아이… 나는 이들에게 이렇게 외치고 싶다. 여보세요, 제발 성인이 되세요. 미성숙한 사람들의 사회 – 목차 이 내용들을 다 읽으면, 현대 사회의 문제는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이 세상에 진정한 어른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디지털 혁명으로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하는 만큼, 스스로 생각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살 수 있게 되었다. 주체적으로 생각할 만한 것이 많이 줄어들었고, 디지털한 신호가 하라는 대로 하면서 살아가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뇌는 점점 퇴행하는 듯하다. 평소 뇌를 쓰지 않으니 점심 메뉴조차 제대로 결정하지 못 한다. 직관이 매몰된 어른들은 아이를 제대로 기르지 못 하고 영원한 아이로 만들고 있다. 아이는 감정이 고루 발달하지 못 한 채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