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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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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세탁소가 문을 닫는다 가끔 옷을 맡기던 오래된 세탁소가 있다. 가격이 저렴하기도 했지만 선한 인상의 할아버지께서 다림질을 하시던 곳. 어찌 시간이 나지 않아 겨우 옷이나 이불 세탁을 맡기고는 몇 달이 지나도록 찾아가지 않기 일쑤였다. 그런데도 연락 한 번 없던 세탁소 번호로 오늘 전화가 왔다. 오 이제 찾아가라는 전화도 하시는군 하고 전화를 늦게 받았다가 그냥 끊어져버렸다. 저녁에 옷도 찾을 겸 산책을 나갔다가 '폐업'이라 붙여놓은 종이를 보게 되었다. 눈물이 날 뻔했다. 그 전화는 아마도 몇 주 지나면 더이상 세탁물을 맡을 수 없으니 그만 모두 찾아가라는 전화였겠구나. 천천히 정리하고 계신 거겠구나. 이동네에서 5년 이상 살면서 세탁소에 몇 번 가보지 못했지만, 가끔은 할아버지를 보고 그사이 많이 늙으셨네 하면서 계속 세탁..
딱 맞는 문장들 철봉에 오래 매달리는 일은 이제 자랑이 되지 않는다. 눈이 작은 일도, 눈물이 많은 일도 자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작은 눈에서 그 많은 눈물을 흘렸던 당신의 슬픔은 아직 자랑이 될 수 있다. 박준 -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 중에서 조심스럽게 누군가와 가까워지다가, 저 마음 한구석에 조심스럽게 눌러둔 슬픔이 비집고 나와 서둘러 말을 주워 담고 어색하게 웃어 보인 적이 있다. 모두가 화사한 봄 햇살 아래 혼자만 두꺼운 무채색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돌고 있는 운동장에서 혼자만 반대방향으로 걷고 있는 사람처럼. 만약에 슬픔도 자랑이 될 수 있다면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 긴 시간을 통과하며 쌓인 각자의 이야기가 조금은 덜 외로울 수 있을까? 4월 2일 금요일. 당신의 슬픔에..
소확행은 계속 된다 2019년 소확행의 첫번째 기록을 시작으로, 사진과 글을 같이 써 보기로 한다. 이 글은 계속해서 업데이트쓰. 흙길 양 옆으로 나 있는 들판 들판 사이로 걷기 시원한 바람 맞으면서 아무 생각 하지 않기 겨울 나무 한 그루가 우두커니 서 있는 눈밭 쌓인 눈의 눈부심 반짝반짝 빛나는 눈 눈밭에 발자국 처음 내 보기 아빠랑 밤나무 아래서 돗자리를 깔고 별자리를 배웠던 기억 새로운 음악을 찾아보는 것 시간이 많은 것 책이 술술 읽혀서 금방 다 읽어버리는 것 걷는 것 7018 버스타면서 옆을 보았더니 강 위에 마을이 있던 것 필름카메라 셔터 소리 뒷집 할아버지 댁에서 소 여물 주던 기억 화동리 아스팔트 길을 맨발로 걷던 기억 햇살이 들어오는 집 인생 책을 만나서 우는 것 울고 나서 속이 뻥 뚫리는 것 자전거 타고..
2020년을 돌아보며 온라인 강의 편집 마무리 단계에 있다.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오늘만은 잠시 내려놓고 연말을 정리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가 가기 전에 돌아볼 시간은 가져야 하니까. 올해는 참, 어떤 해로 기억할지. 그냥 신기하기만 하다. 상상도 못 한 일들이 가득한, 무언가 한 게 없지만 한편으로는 한 게 많은, 그래서 몇 없는 추억들을 더 기록하고 더 기억하고 싶은 해. 2020 나의 이슈들 다시 직장인이 되었다(3월) 정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계속해서 펼쳐졌다. 그중에 가장 컸고 가장 새로웠던 일은 올해 3월에 일어났다. 나는 다시 직장인이 되었다. 조직의 소속이 되었을 때, 그 소속된 조직이 잘 되기 위한 노력을 해도 인정받지 못하거나, 더 이상 재미와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었을 때 퇴사를 결정해왔..
다시 글 쓰기 주저리주저리 오랜만에 글을 쓴다. 중간중간 쓰다 만 비공개 포스트도 많이 쌓였고, 어째 완성하지 못하는 것들 투성이다. 가만히 내년에 하고싶은 일을 생각해보았다. 온통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이었는데, 한편으로는 소모적인 것들로 스트레스를 받는 지금의 이 삶이 옳은 것인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인생 1순위는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지금 하는 일이 절대로 1순위가 아니란 것은 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8시간, 아니 12시간 이상을 그 일들로 보내기 일쑤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점쟁이처럼 예측해야 하는 날이 많다. 일정의 압박은 굳이 받지 않아도 되는 것인데, 뒤에서 쫓아오고 채찍질을 당하는 건 마치 숟가락 살인마가 떠오를 정도다. 자꾸만 올드함과 수직문화에 동화되는 느낌도 정말 싫다. 인..
간편도서대출서비스 고맙게 시작 내가 간편 도서대출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은 이유는 도서관의 수는 1000개가 넘는데 시, 구의 도서관 회원증이 연동되지 않아서 지역 간 도서관이 단절되어 있는 것 같아서 모든 지역의 도서관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보고 싶은 것이다. 도서관 방문자수가 점차 감소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그냥 내가 도서관을 잘 가지 않게 되는 이유(회원 인증, 위생 문제, 귀찮음, 책 사는 게 좋아서, 서점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등)와 비슷한지, 도서관에 가고 싶게 만들려면 무슨 문제를 해결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것이다. 이걸 만들어서 내가 도서관에 잘 가게 된다면 그게 제일 땡큐일듯. 시작부터 끝까지 해본다는 게 무척 설레지만 한편으로는 겁도 난다. 어쨌든 조사해야할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고, 오늘 처..
하던대로 쭈욱 가자 독립출판 특강을 듣고 집에 가는 길에 끄적인다. 독립출판계의 떠오르는 샛별이 ‘김봉철’ 작가라고 한다. 블로그에 10년 간 써 온 글들을 모아 책을 출판했다 해서, 갑자기 내 블로그를 보게 되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한때 니들펠트로 하루 방문자 만 명을 넘게 찍은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왜 티스토리를 하고 있지? 생각해보니, 전문성 있는 글(개발이나 디자인)을 쓰겠다고 해 놓고 블로그를 옮겼던 것 같다. 물론 지금은 전문적인 글보다는 하루하루 있었던 일을 쓰고 있고. 전문적인 글을 써도 나만 본다. 근데 티스토리는 뭔가 검색 결과에 잘 나오지 않는 건지, 조회수는 많이 나오지 않는다. 뭐 사실 전문적인 글이랄 것도 없다. 그러면 지금 내가 원하는 게 뭘까? 글을 쓰는 것? 방문자 수를 늘리는 것? 이제와..
우리의 만춘을 들으며 음악으로 남아있는 서점.한 달 살기로 한동리에 머물면서 제주에 있는 독립서점들을 많이 돌아보았다. 걸어 다니거나 버스로 이동 가능한 곳들을 주로 찾아다녔다. 그중에 음악으로 기억이 남아 있는 곳이 있다.만춘서점. 201번 버스를 타고 함덕리 4구 정류장에서 내린다. 함덕리 교차로를 향해 걷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아이보리색 건물이 보인다. 간판이 크지 않아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서점인지 카페인지 모를 깔끔한 건물이다. 쉽게 갈 수 있는데, 한 번은 어쩔 수 없이 지나쳤었다. 제주는 체감상 해 지는 속도가 매우 빨랐고 저녁이 되면 한동리는 눈 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캄캄하기 때문에 6시 전까지는 숙소로 돌아가야 했다. 그래서 적당히 이른 시간에 다시 그곳을 찾아갔다. 오 여기 천국이야 뭐야문을 열고..
나 뭐야 달라졌어 리액트 공부를 하다가, 타입스크립트를 마구 찾아보다가, 나는 아주 바쁘면서도 바쁘지 않아서 행복했다. 그러다 갑자기 혼란스러워졌다. 머릿속에서 공부를 밀어내는 이 생각이 스멀스멀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 이거 말고도 할 게 많은데, 포폴도 해야 하고." 코드 따라쳐보기를 멈추고 노트를 펼쳤다. 지금 해야 하는 일의 우선순위를 적어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되게 변했다는 걸 느꼈다. 예전같았으면 해야 하는 모든 일을 적고 있을 텐데, 포폴, 개발 공부 두 개만 적고 나머지는 버렸다. 내가 이게 가능했다니, 이게 나에게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보았다. 휴식의 긍정적 효과인가, 리프레쉬가 확실히 된 것인가. 두 가지만 적을 수 있다는 것은 지금 머릿속이 상당히 정리되어 있다는 이야기이자, 나에게 명확한 목표가..
안녕! 고마웠던 2019년. 매년 하는 소리가 그렇다. 아 올해는 정말 별의별 일이 다 있었어. 그런데 올해는 유독 그랬던 것 같다.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머리도 복잡했다. 기록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매년 계획을 세웠고 지키려고 했었는데 올해는 무슨 계획을 세웠는지도 잊어버릴 정도다. 너무 정신이 없어서인가? 아니면 기억력 감퇴? 그래서 결산을 해 보았다. 생각이 잘 나지 않아서 미디엄, 페이스북, 블로그 포스팅을 뒤져보고 정리해 보았다. 올해의 다짐 : 인생을 즐겁게 만들자 다이어리를 찾아보고 내가 올해 초 했던 다짐을 알게 됐다. 만물 개비어아의 반신이성 낙막대언 : 만물의 이치가 모두 나에게 갖추어져 있으니, 나를 돌아보고 지금 하는 일에 성의를 다한다면 그 즐거움이 더없이 클 것이다. 인생책 여덟단어에서 소개된 말을 손..
Spectrum Day - 김종민 님의 '영감' 김종민 님은 디자인 테이블 인터뷰를 듣고 처음 알게 되었다. 정말 크리에이티브한 개발자다. 그동안 들었던 인터뷰와는 사뭇 다르다고 느꼈던 것이, 이 분은 정말 순수 노력파라고 생각되었다. 한계를 넘어 도전하고 또 도전하고, 하고 싶은 건 집요하게 파고들고, 문제점을 인식하면 스스로 적극적으로 그것을 해결하려고 한다. 그런 부분을 존경하게 되었다. 진짜다, 진짜가 나타났다! 그동안 블로그에서 훔쳐보았던 프로젝트를 하나하나 설명을 들으며 보았다. 같이 갔던 디자이너는 '아 마치 디지털 전시회 몇 개를 동시에 본 것 같아요!'라며 감동했다. 나 역시 그동안 넋 놓고 보고 있던 작업물들을 직접 만든 분의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전시회를 설명하는 베테랑 도슨트의 느낌이 들기도 했다. 세미나에서 느꼈던 것들이다. 영..
워드프레스에서 다시 티스토리로 티스토리로 다시 돌아왔다. 2013년 포폴 용도로 티스토리를 개설했다가 워드프레스로 갈아탄 지 2년 만에. 당시 티스토리는 초대장을 받는 방식이었고 화면 편집을 디테일하게 할 수 있었다. 스스로 html과 css를 공부하기에 좋았고 네이버 블로그에 비해 전문성도 있었다. 그래서 포폴 용도로 적당했다. 그런데 트렌드가 바뀌면서 티스토리에서 제공하는 테마의 디자인이 올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테마를 커스텀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 실제로 글을 올리는 것보다 사이트 테마를 만드는 것이 주된 목적이 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다가 워드프레스를 도전하게 되었다. 워드프레스를 시작할 때 메리트는 이러했다.테마가 다양하다는 점이었다. 블로그, 포트폴리오 등 무료 테마 중에서도 사용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