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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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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Day - 김종민 님의 '영감' 김종민 님은 디자인 테이블 인터뷰를 듣고 처음 알게 되었다. 정말 크리에이티브한 개발자다. 그동안 들었던 인터뷰와는 사뭇 다르다고 느꼈던 것이, 이 분은 정말 순수 노력파라고 생각되었다. 한계를 넘어 도전하고 또 도전하고, 하고 싶은 건 집요하게 파고들고, 문제점을 인식하면 스스로 적극적으로 그것을 해결하려고 한다. 그런 부분을 존경하게 되었다. 진짜다, 진짜가 나타났다! 그동안 블로그에서 훔쳐보았던 프로젝트를 하나하나 설명을 들으며 보았다. 같이 갔던 디자이너는 '아 마치 디지털 전시회 몇 개를 동시에 본 것 같아요!'라며 감동했다. 나 역시 그동안 넋 놓고 보고 있던 작업물들을 직접 만든 분의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전시회를 설명하는 베테랑 도슨트의 느낌이 들기도 했다. 세미나에서 느꼈던 것들이다. 영..
워드프레스에서 다시 티스토리로 티스토리로 다시 돌아왔다. 2013년 포폴 용도로 티스토리를 개설했다가 워드프레스로 갈아탄 지 2년 만에. 당시 티스토리는 초대장을 받는 방식이었고 화면 편집을 디테일하게 할 수 있었다. 스스로 html과 css를 공부하기에 좋았고 네이버 블로그에 비해 전문성도 있었다. 그래서 포폴 용도로 적당했다. 그런데 트렌드가 바뀌면서 티스토리에서 제공하는 테마의 디자인이 올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테마를 커스텀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 실제로 글을 올리는 것보다 사이트 테마를 만드는 것이 주된 목적이 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다가 워드프레스를 도전하게 되었다. 워드프레스를 시작할 때 메리트는 이러했다.테마가 다양하다는 점이었다. 블로그, 포트폴리오 등 무료 테마 중에서도 사용할 ..
산 속에서 길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터덜거리며 걸어간 길 끝에 멀리서 밝혀져 오는 불빛의 따뜻함을막무가내의 어둠 속에서 누군가 맞잡을 손이 있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얼마나 새로운 발견인지산 속에서 밤을 맞아본 사람은 알리라 그 산에 갇힌 작은 지붕들이 거대한 산 줄기보다 얼마나 큰 힘으로 어깨를 감싸주는지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걸어가게 해 준다는 것을 산 속에서 - 나희덕
씁쓸하군 버스를 타고 언덕을 돌아 내려갈 땐 응암동, 신사동의 평화로운 모습으로 탁 트여서 기분이 좋았다.이제 그 풍경은 힐스테이트에 사는 사람들이나 볼 수 있게 되나보네.햇빛도 그들의 것. 풍경도 그들의 것.
행복하세요, 용사여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이라는 책을 읽으며 출근하는 중이었다. 인문학 책을 읽을 때 최적의 음악인 take five는 삶에 대한 고찰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엄마, 분유 이제 180ml 먹여도 될 것 같애. 180미리가 얼만큼이냐구? 네 숟가락 반. 응. 알았어. 난 지금 책을 읽으며 출근하는 중이다. 음악도 잘 듣고 있다. 옆사람의 이야기가 오른쪽 귀에 섞여 들리기 전까지는. 너만 지각이야? 우리 둘 다 지각이잖아. 너 지금까지 출근할 때 애들 챙긴 적 한 번이라도 있었어? 그렇게 남편이라는 사람이 늦잠으로 본인 출근 준비만 하고 나가버린 모양이다. 말투가 점점 격해지고 그걸 가만히 듣다가 덩달아 열이 받아버린 나를 발견했지. 이게 바로 한국 워킹맘의 현실이라고. 어쨌든 내리기 한 정거장 바로 전에..
박웅현 강연을 듣다 올해 6월, 서울 국제 도서전에서 책을 구경하다 문학동네 부스를 발견했다. 북적거리는 가운데 북클럽 연간 멤버십을 모집하고 있었는데, 혜택 안내문의 한 부분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인생책 「여덟단어」 의 작가 박웅현 님의 강연이라니.「생각의 기쁨」, 「모든 요일의 기록」 을 연이어 읽으며 두 작가가 직장 동료라는 걸 알고, 그들에게 오래도록 존경받는 팀장님이 동일인물이란 걸 알게 되고, 그 팀장님이 너무나도 궁금해 읽게 된 여덟단어가 인생책이 되고, 이렇게 강연 소식을 접하게 되었을 때의 내 감정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책이 내 손에 운명의 끈을 쥐어준 것이다. 강연만은 꼭 듣겠다는 생각으로 멤버십에 가입했다. 그리고 드디어 D-day.장비를 믿지 말 것이번 강연은 신촌 메가박스 3관에서 진행되었다. 강..
사랑하는 계절 자고 일어나니 바깥이 너무 환하다. 현관문을 열자 눈 앞은 온통 새하얗다. 나무 한 그루가 우두커니 서 있는 드넓은 눈밭. 다행히 아직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다. 세상 모든 빛을 머금고, 눈부신 1월의 들판이 나를 기다린다. 눈을 찡그리는데 그 기분이 꽤 괜찮아 잠시 웃어 본다. 차갑고 맑은 공기를 힘껏 들이마신다. 상쾌함. 찌뿌드드한 몸을 쭈욱 폈다가 숨을 내쉰다. 그윽한 입김. 눈밭에 첫번째 발자국을 남긴다. 포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부츠 모양이 꾸욱 찍힌다. 그대로 한 발, 한 발 앞으로 걸어간다. 아름드리 나무 앞에 도착해 뒤를 돌아본다. 구름이 없는 하늘, 그리고 반짝이는 하얀 빛들의 향연을 만끽해 본다. 겨울의 공기, 그리고 근근히 들려오는 새들의 노래소리가 전부다. 저 멀리 이웃집에서 연기가..
버스에서 든 생각 앞자리에서 아주머니가 안절부절 하신다. 카드를 찍어야 하는데 아차 싶은 모양이다. 아유 어떡해 가방을 안 가지고 왔어 아유, 기사님 기사님! 나 가방을 안 가지고 왔어. 다급한 목소리로 기사님을 계속 부르신다. 버스 기사님도 난감했는지 "아 근데 어떡하라구요." "나좀, 세워줘요." 좌회전 차선으로 진입하던 버스가 다시 차선을 바꾼다. 정류장에서 얼마 못 가서 아주머니는 내리신다. 문득 든 생각. 나도 나중에 저렇게 되면 어떡하지. 갖은 고생을 하면서 살아온 우리 어머니 또는 할머니 세대다. 세상을 살아내다 보니 점점 억새지고 세상에 무서울 것도 없고 몸의 감각도 둔해지고, 낯선 물건을 다루는 것에 익숙하지 못 하고 젊은 사람들을 이해하기가 힘들어지는, 그런 시기. 왜 먼 앞날을 미리 걱정하는 걸까. 나..
똑같은 꿈을 계속 꾸는 능력 소풍인 것 같다. 어릴 적 자주 갔던 큰솔밭스러운 딴세상 풍경이 어스름히 펼쳐져 있다. 빛이 새어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나무가 울창한 숲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찾고 있다. 보물찾기일까? 아니다. 나는 약간의 공포감에 휩싸여있다. 돌아가는 길을 찾지 못해 겁을 먹었는지도 모른다. 헤매고 헤매다 발길이 멈춰진 두 갈래길가운데서 우리를 내려다보는 늙고 검은 나무의 형체. 나무는 둘레를 재기 힘들 정도로 거대했고 여러 갈래로 갈라진 굵은 뿌리 사이로 동굴처럼 구멍이 뚫려 있다. 빨려들 것 같은 음산한 기운에 심장이 두근거리는 우리는 서로에게 눈짓을 보낸다."들어가 볼까?" 같이 있던 친구들 중 몇명만이 호기심 그득히 굴 속으로 머리를 들이민다. 생각보다 깊고 긴 굴이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좁아지기 시작한다. 몸이..
학교에서 해본 생각 졸업 후 학교를 찾아갔다. 도대체 이게 몇 년 만인지. 학교는 많은 발전을 했지만 우리들의 스무살은 그대로 간직해 주고 있었다. 학교 이곳 저곳에서 우리 반 사람들이 홀로그램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 추억들은 우리의 담소 거리가 되었다. 그때의 장면들을 하나 하나 소환 하노라면 코끝이 찡할 정도로 懐かしい하다.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교정을 산책하고 사진을 찍었다. 학교는 너무 아름다웠다. 걸음을 뗄 수 없을 정도였다. 왜 그땐 학교가 예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일까? “학교는 졸업해야 예쁘다”라고 오늘 친구가 명언을 남겼다. 하지만 어쩌면, 그때의 생각까지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세월이 많이 흐른 것일지도 모르겠다. 겨우 연락처가 남아 있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고 톡을 주고받았다. 그동안 아무 일 없었..
달리기 참 신기하지. 어떻게 같은 선에서 출발한 사람들이 시간이 지났을 때 저마다 다른 지점에 서 있는지.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자기만의 지점에서 나름의 페이스 조절을 하고 있다. 나아지거나 뒤쳐진다는 생각 없이 소소하게 행복한 사람들. 오늘의 업무를 완수하고 퇴근 후를 생각하면서 행복해하는 사람들. 노력하지 않지만 불만이 많은 사람들. 우물 안에 갇혀서 자기가 세상 최고라 여기며 사는 캐릭터도 있다. 지금 내 나이와 연차에서 어쩌면 가장 많은 모습들이 보이는 듯하다. 격차의 벌어짐에 가속이 붙는 시점이다. 잘나가는 탑오브더탑 디자이너들의 이야기가 여러 매체들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 세상에 디자이너는 무수히 많다. 그들 중 매체에 소개되는 디자이너는 몇 퍼센트나 될까.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꿈을 꾸기도..
추억을 현실에 이어 Bon Jovi - It's my life. 드럼을 시작하기에 딱 적당한 노래이자, 나의 첫 완주곡이다. 스네어 한 번만 때려도 엄청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었던 그때는 스트레스를 모르고 살았고 아주 건강했다. 전자 드럼에서 처음으로 리얼 드럼을 쳤을 때의 짜릿함. 너무 신나는 나머지 치는 강도를 조절하지 못했고 내 드럼 스틱은 금방 망가지기 일쑤였다. 지금으로부터 약 7년 전? 사내 밴드는 주 2회 이상 꼭 모였다. 모두가 즐겼던 연습, 그리고 몇 번의 공연. 새로운 경험이 계속되었다. 늘 얌전한 것만 듣던 내가, 음악을 고르는 시야가 넓어졌다. 음악을 대하는 자세도 달라졌다. 무엇보다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얻은 것이 최고의 수확이다. 밴드 활동은 내 삶을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그 동호회가 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