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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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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걷기에서 에너지를 얻다 주말에 할 일이 많았다. 원단을 사러 동대문 시장에 갈 예정이었는데, 여행에서 쓸 카메라를 점검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필름은 잔뜩 샀는데, 카메라가 켜지지 않았다는 게 뒤늦게 생각났다. 좋은 타이밍에 딱 떠올라서 어찌나 다행인지. 천을 담을 큰 가방을 메고, 오전부터 나간다. 동대문 시장은 토요일에 두 시정도면 거의 문을 닫아서, 아침부터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 일요일은 열지 않는다. 종로 보고사는 다행히 토요일에도 저녁 7시까지 한다고 한다. 동대문 부터 먼저 가 본다. 지하철로는 40분, 버스로 50분 정도 걸린다. 햇빛도 쬐고, 버스로 가자. 이것은 옳은 선택이었다. 버스 앞 좌석에는 어린 아이와 엄마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아이가 이것 저것 물어보아도 엄마는 다정하게 대답해 주고 있..
영화 더 테이블 옥수수에서 오늘 무료로 상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고싶던 영화라 바로 플레이했는데, 와.... 너무 섬세하다. 이 미묘한 감정 표현이란! 와 이런 영화가 상영관도 별로 없었고 벌써 무료로 풀렸다는 게 너무나 안타깝다. 주인공들도, 영상도 너무 좋은데, 세상에. 이런 가슴 떨림 몹시도 오랜만이다. 감독한테 반할 기세네.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테이블. 살다보면 世の中にはいろんな事情がある人がいるんだな。정말 신기하다. 내가 앉았던 어느 카페의 테이블에는 또 어떤 다른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앉았을까?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연락이 닿아 오랜만에 만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어떻게 헤어질까? 왜 마음 가는 길이, 사람 가는 길하고 달라지는 지 모르겠어선택을 한 거잖아혜경과 운철의 대화가 너무 마음에 와 ..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자 나는 지금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가 효율적으로 돌아가기 위한 방법으로, 전반적인 장비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스케치를 사용하는 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음에도 이 곳은 지금도 엑셀로 플로우를 짜고, 포토샵으로 UI 그리드를 잡고, html로 목업을 만들고, 파워포인트로 가이드를 치는 업무 프로세스를 고수하고 있다. 추구하는 서비스의 방향은 너무나도 미래 지향적인데, 정작 그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과 수단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일정 또한 모순이다. 디테일한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주지 않는다. 자사 서비스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이전시 못지 않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뇌에서 신호를 보내면 그 즉시 그림이 그려지는, 어떤 최첨단의 디자인 시스템을 기대하는 듯하다. 야근은 기본이고, ppt로 ..
놀고 먹었다구요? 부럽 택시 안. 피곤하다. 수다를 떨고싶지 않은 밤. 야근이 끝나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기사님께서 슬그머니 농담을 건네신다. “이 시간까지 일 하다가 들어가는 거예요?” “네..” “아유 전생에 엄청 땡땡이 쳤나보네.” “아하하...” “정말 그래요~ 전생에 엄청 놀고 먹은 사람은 다시 태어나서 엄청 고생한대.” 그러게.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매일 야근이냐. 찍어내는 것 말고, 디자인을 하고 싶다. 그나저나 나는 지금 순간이동 중인 건가? 심장이 쫄깃하고, 10분 후면 또다시 내일이다. 이것도 벌 받고 있는 건가. 그냥 웃어보지만 피로가 쌓여 간다. 그리고, 계속 생각나는 노래 한희정 - 내일 모두가 돌아간 자리 행복한 걸음으로 갈까 정말 바라는 꿈들을 이룬 걸까밀..
북바이북 無印良品 브랜드 특강 서점 book by book 인스타그램을 팔로잉 한 후 아주 좋은 기회를 얻었다. 매달 강연이나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9월 행사 중 눈에 띄는 ‘무인양품 브랜드 특강’. 이런 건 휴가를 내서라도 참석해야지. 그리고 드디어 D-Day. 항상 온라인으로만 염탐하던 상암동 북바이북을 방문했다. 생각보다 매우 아담한 사이즈의 동네 서점이었다. (일반적인 서점 같진 않다. 매 달, 휴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하루에 한 번 행사를 진행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데다, 대형 서점보다 훨씬 더 많은 작가를 만날 수 있다.) 어디서 강연을 한다는 거지? 했더니, 지하에 소극장 크기의 아늑한 강연장이 있었다. 7시 30분부터 무인양품 코리아 나루카와 타쿠야 대표의 강연이 시작됐다. 한 문장을 ..
작별 인사를 나누다 또 한 명의 동료가 퇴사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자리가 텅 빈 채 남아있게 되었다. 언젠가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잠깐 부르다가 옛날 사람같다며 멈췄던 그 노래가, 오늘은 매우 먹먹하다. 노래를 들으면서 가사를 받아 적으면서 또 듣고 또 듣고. 동료들이 남기고 간 흔적들이 떠올라서 가슴 한 구석 허전함은 계속 되고 있다. 이젠 안녕 - 공일오비 우리 처음 만났던 어색했던 그 표정 속에 서로 말 놓기가 어려워 망설였지만 음악 속에 묻혀 지내온 수많은 나날들이 이젠 돌아갈 수 없는 아쉬움 됐네.이제는 우리가 서로 떠나가야 할 시간 아쉬움을 남긴 채 돌아서지만시간은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해 주겠지 우리 그 때까지 아쉽지만 기다려봐요.어느 차가웁던 겨울날 작은 방에 모여 부르던 그 노랜 이젠기억 속에 묻혀진 ..
책장# 김영하 - 살인자의 기억법 이 책을 알게 된 건 영화 덕분이다. 나는 설경구를 좋아하지 않는다. 설현이 연기를 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원작 소설만 읽고, 영화는 보지 않기로 했다. 영화 예고편은 책을 다 읽고 난 후에야 한 번 보았는데, 지금 머릿속의 장면들을 영화로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은 싹 사라졌다. 책으로만 기억하고 싶어졌다. ebook기준 총 198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생각보다 엄청 짧은 소설이었다. 그런데 페이지 수 보다도 훨씬 빨리 읽었다.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김병수의 치매 증상이 얼만큼 심해지고 있는지 눈에 보였다. 글의 수가 점점 없어지는 부분은 좀 무서웠다. 치매가 점점 심해져서, 본인이 무슨 말을 했는지 조차 기억할 수 없는 상태인 것 같았다. 기억이 점점 사라지자 김병수는 모든 것을 기록하..
책장# 김민철 - 모든 요일의 기록 서점만 가면 매우 담백하고 심플하게 생긴 표지가 항상 눈에 띄었는데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했다. 책을 읽는 속도보다 책을 사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제 자제...그래서 조금 저렴한 ebook으로 샀다. 구매만 하는 습관은 ebook이라고 다를 게 없어서, 크레마 책장에도 완독 도서는 구매한 책의 겨우 10분의 1 정도이지만. 어릴 적 써 놓은 일기장처럼, 기록은 추억하기 더없이 좋은 수단이다.(그런데 나의 초등학생 시절 일기장은 어디에...) 사진, 책, 영화, 여행, 음악, 취미, 공부... 그리고 기록. 작가가 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것들을..난 모두 깨작깨작 하고 있다. 한 3년 전쯤부터 끄적이기 시작한 블로그가 지금은 아주 그럴싸한 추억 모음집이 되어 있다. 인스타든 카카오스토리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