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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퇴사를 했다

2021년 크리스마스 이브.

나는 퇴사를 했다.

 

내가 만든 제품에 대하여 오너쉽을 가질 수 없었고, 사용자를 만나 사용성 테스트를 하게 해 달라는 요청도 거부당했으며 그렇기 때문에 제품의 방향이 맞는지도, 누구를 위한 경험을 디자인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나는 점점 포기하고 퇴보하고 현실에 안주하려고 했다. 의심, 분노, 포기…퇴사하기까지의 마음 상태 변화였다. 대중적이고 나 또한 사용자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어서 이직을 결심했다. 그리고 운 좋게 내년부터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추천해주시고 권유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제품과 오너쉽에 대한 열망만이 컸던 만큼 가장 아쉬운 건 팀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과의 헤어짐이었다. 우리는 각자의 부족한 점들을 잘 알고 있었고 신기하게도 서로가 빈 틈을 채워주어 협업하기에 최고의 조합이 되어갔다. 결이 맞고 긍정적인 자극을 주었던 사람들. 혼란스럽고 너무 힘들고 복잡하고 예측 불가였던 2021년에 유일하게 한결같아서 더욱 의지했던 사람들. 너무너무 고마운 이들과의 인연을 나는 계속 이어갈 것이다.

 

마지막 날은 특히 잊을 수 없다. 서로 너무 좋아서 기꺼이 시간을 내고 함께 출근하고, 이별의 아쉬움을 달래며 추억도 쌓았던 날. 크리스마스 트리에 정성껏 적은 카드 메시지를 보면서, 마음 따뜻한 분들 덕에 코끝이 찡해지는 주말을 보냈다.

모두들 오늘처럼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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