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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딱 맞는 문장들



철봉에 오래 매달리는 일은
이제 자랑이 되지 않는다.
눈이 작은 일도, 눈물이 많은 일도
자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작은 눈에서 그 많은 눈물을 흘렸던
당신의 슬픔은 아직 자랑이 될 수 있다.

박준 -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 중에서

 

조심스럽게 누군가와 가까워지다가,
저 마음 한구석에 조심스럽게 눌러둔 슬픔이
비집고 나와
서둘러 말을 주워 담고 어색하게 웃어 보인 적이 있다.
모두가 화사한 봄 햇살 아래
혼자만 두꺼운 무채색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돌고 있는 운동장에서
혼자만 반대방향으로 걷고 있는 사람처럼.

만약에 슬픔도 자랑이 될 수 있다면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
긴 시간을 통과하며 쌓인 각자의 이야기가
조금은 덜 외로울 수 있을까?

4월 2일 금요일. 당신의 슬픔에 용기를 보내며
세진이 쓰다.

 

최애 라디오 프로그램. 「푸른 밤, 옥상달빛입니다」 듣다가 목소리와 문장들에 반해서 받아쓰기 하였다. 아 진짜 노래 쓰는 사람들 존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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