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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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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업무 스트레스와 반복되는 생활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출구여서 여행만을 기다리면서 살았는데, 이제는 밖에 나가는 것도 조심스럽게 돼버렸다. 다시 자유롭게 다닐 날이 언제가 될지 모른다. 우리들의 여행은 얼마나 소중했던가. 언어도 안 되는 낯선 곳에 갈 계획을 짤 때의 두근거림, 비행기 이륙할 때의 간질간질함과 착륙할 때의 두려움.. 마음먹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은 쉽게 누릴 수 있었던 게 아니었다. 코로나가 이렇게까지 장기화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특별하게 여행하던 그때로 돌아가게 해 주었다. 가고 싶거나 가보았던 곳들에서 있었던 일들을 편지로 읽으니 답답했던 기분이 살짝 뚫리면서, 코로나는 이제 끝이 났고 우리는 다..
책장# 파씨의 입문 여기 수록된 총 아홉 편의 소설들은 매우 묘했다. 영혼이나 죽음, 다른 세상에 대한 이야기였다. 누군가는 지금 내 옆에서 나를 부르고 있을 지 모른다. 누군가는 내 옆에 서 있고 싶은데 서 있지 못 하고 다른 어딘가로 떨어지고 있을지 모른다. 자꾸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 나는 낙하하다 에서 가장 묘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디인지 모를 공간을 계속해서 떨어지고 떨어지고 떨어지고, 하도 느끼고 하다 보니 토할 것 같았다. 발을 디디고 서 있을 수 있는 것과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것과 어떤 일들에 부딪쳐볼 수 있는 것과 살아있다는 것에 사뭇 고마웠다. 꿈이나 죽음 이후에 내가 무서워하는 것을 계속해서 느끼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이면 어쩌나 두려워지기도 했다. 그래서 눈을 뜨고 살 수 있을..